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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5 두 권의 자기 계발서
  2. 2009/01/16 습지생활의 추억


두 권의 자기 계발서

2011/02/05 17:44  noisy 메멘토..
가난뱅이의 역습
8점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
6점

어린 시절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하면서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모든 갈등과 폭력의 원인이 대부분이 '돈' 문제라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갈등의 원인이 대부분 사랑과 배신 이었다면, 미국은 모든 문제의 원인은 돈으로 귀결 되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밝혀내는 정의의 형사를 보면서 갸우뚱 했다. 적어도 사람을 죽였다면 뭔가 더 큰 음모나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당시만 해도 돈만을 위해서 목숨을 노리는 것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두 번째, 몇 년도인지 모르지만 그 해에 시작한 BC카드 광고에서 김정은이 "부자 되세요"라고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여성이 밝은 표정으로 그렇게 외치는 것은 작은충격이었다. 어쩜 저런 말을 저리도 천연덕스럽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이었다("올해는 모두 서울대 가시고 삼성에 입사하세요~" 정도의 느낌?).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내 모두가 그 인사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약간은 쑥쓰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제는 10대 청소년의 태반이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가 되었으며, 모든 강력사건의 원인은 대부분 돈이다. 돈이면 못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으며, 실제로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흔히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면,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나" 하곤 하지만, 돈만 있으면 이런법 뿐만 아니라, 요런법, 조런법을 잘도 만들어 낸다.

이런 세상에서 위의 두 권의 책이 전하는 메세지는 의미가 있다. 한 마디로 세상이 아무리 미쳐 돌아가도 각자 중심을 잡고 '돈'과의 거리를 적당하게 유지하자는 거다. 그러나 의미는 있지만 현실을 위협하는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너무 낙관적이고 시선의 폭이 좁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누려야 할 생존 조건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런 자세를 견지한다는 것은 모험일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세상 일이 언제는 뜻대로 되는 일이란 없다. 단 한번의 실수로 바닥으로 떨어져야 하는 조건이라면, 개인의 각성 뿐만 아니라 사회의 연대와 그럴 통한 정치 활동도 필요하다.


2011/02/05 17:44 2011/02/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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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생활의 추억

2009/01/16 01:57  noisy 메멘토..

습지생태보고서
10점

최규석 지음/거북이북스

대학시절 통학에 2시간 남짓 걸렸던 나는 학교 앞에 거처를 마련하곤 했다.
("~곤 했다" 라고 한 것은 그것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앞 거처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는데.
전세 - 말 그대로 전세다. 부가설명 필요없을 듯.
하숙 - 아침식사 포함이고, 부엌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간단한 취사가 가능하다.
       부지런하면 저녁도 먹을 수 있다.
기숙 - 학교의 "기숙사"가 아니고, 그냥 방만 있는 곳을 그렇게 불렀다.
       보통 화장실은 공용이고, 부엌은 없다.
       장점은 방값이 싸다 그리고 주인과 마주칠 일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물론 나도 기숙생이었고.
두 명, 세 명, 혼자도 살아봤고, 2층, 지하, 빌라, 1층 바깥채 등 방도 골고루 경험해 봤다.
특히 1층 바깥채는 대문 옆에 있었다. 방에는 손바닥 만한 창문이 있었는데 그게 밖에서 보면 꼭 화장실 창문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방값은 가장 저렴했다)

그 시절 기숙방이라는 게 개인공간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을 정도로 늘 어수선 했었다.
남들은 어쩌다 한 번 오는 거라지만, 당하는(?) 입장은 그게 아니었다. 한달에 방주인 끼리만 잔 날은 2~3일 정도였으니.
집주인은 방값 낼 때마다 묻곤 했다. "이 방은 대체 몇 명이 사는 거요?"

술값은 있어도 밥값이 없어서 6개월마다 기숙과 통학을 반복했었고(통학하면 살찌고, 기숙하면 망가지고), 방에 책상도 없이 살 정도로 개념없는 학생이었다. (책은 벽을 따라 빙 둘러서 바닥에 세워놓고)

나는 아직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었다.
왜 그러고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시간들.

이 책은 나보다 훨씬 더 치열했던 청춘들의 "습지" 생태에 관한 기록이다.
섬세한 그림과 기발한 상상력, 뜨거운 대사가 한가득이다.

그림없이 보기는 싱겁지만, 그래도 한 토막.

"너 이번 달 생활비 아직 안 냈다? 알바한 돈으로는 옷 샀을 테고... 이런 말까지하면 좀 그런데..

너 요즘 청소도 잘 안 하고, 설거지 순번 지킨 적도 없어. 같이 산다는 느낌이 전혀 없단 말야.
연애도 좋지만 그런 식으로 친구고 생활이고 다 모른 체 해 버리면... 친구들 기분이 어떨 거 같냐?"

"... 어떤데?"








"부러워."

2009/01/16 01:57 2009/01/1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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