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ing for 진중권
2 articles found.

  1. 2009/04/10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2. 2008/12/13 폭력과 상스러움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2009/04/10 00:38  noisy 메멘토..
호모 코레아니쿠스
6점

진중권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저자의 글빨과 말빨을 고려한다면, 약간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음.. 어딘가 연재한 컬럼을 모아서 책으로 낸 느낌? 각각의 글꼭지는 쉽고 짧아서 읽기에 부담이 없지만, 책으로서의 연결성은 부족해 보인다.
진중권의 이름을 지우고 읽는다면 가볍게 읽을만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저 '덩가' 정도로 보면 되겠다. (덩가: 예전 딴지일보의 평점방식. '보던가 말던가'의 줄임말)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민족성' 혹은 '국민성'의 함정을 피해가기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간혹 과도한 객관화와 일반화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보이고.
하지만, 다음과 같은 부분은 전폭적인 동감을 표하지 않고는 못배기게 하는군.

사원들에게 극기 훈련이나 산악 행군을 시키는 것은 우리 기업문화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
...
창의성이 생산력이 되는 21세기에 대한민국은 자신의 미래를 군대 훈련소에서 찾고 있다. 모자라는 상상력을 사디즘으로 보충하려는 변태들이 너무 많다.
- 간혹 뉴스에서 어린 자식을 해병대 체험에 보내는 변태 부모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애들이 무슨 죄냐. 가서 얼마나 망가져서 올지..

한국에서는 위계적 사고가 언어 속에 뿌리를 박고 있다.
- 집에서 3살난 동생이 5살난 오빠의 이름을 부르면, 어김없이 지적이 날아든다. "OO가 뭐니. OO오빠 라고 해야지." 말을 배우자마자 위계적 사고의 각인이 이뤄지는 셈이다.
아무에게나 이름을 부르거나 너(You) - 부모 자식간에도 - 라 할 수 있었다면, 훨씬 민주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을 텐데..

한국인의 무의식에 깔린 더 큰 공포는 다른 데서 온다. 사회적 안전망의 결여, 지나친 경쟁의 강조, 점증하는 고용의 불안정성이야말로 한국인들이 가진 공포의 주된 근원이다.
...
'그냥 사느냐, 더 잘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되는 곳에서, 사람들은 창의적으로 새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이미 안전한 것으로 입증된 낡은 습관을 고집하게 된다.

사회가 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동력의 상당수는 공장에서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렇게 사무노동 종사자 수가 대폭 늘어나면, 사무직 노동자들이 과거에 누렸던 특권적 지위도 당연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로써 화이트칼라의 블루칼라화가 진행된다.
- 그렇군. 나도 어서 블루칼라의 자세를 갖춰야.. 근데 그게 어떤 자세?
2009/04/10 00:38 2009/04/10 00:38
TOP
http://noisepia.cafe24.com/rss/response/378

폭력과 상스러움

2008/12/13 05:03  noisy 메멘토..
폭력과 상스러움
10점
진중권 지음/푸른숲

신문이나 잡지 지면에 연재되던 글들을 모아서 출판된 책은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일단 시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 소설이라면 모를까 - 출판되기까지 시간차 만큼 글의 생명력이 떨어진다.
"그래.. 그 시절에는 이런 문제가 있었지." 라고 되뇌이는 것은 아무래도 맥이 빠지게 마련일 수 밖에.

그래도 용도는 분명히 있는 것이,
작자의 생각을 들여다보기 위한 탐색용으로나, 그에 대해 더 이상 읽을 것이 없을 때 잠시 갈증을 달래기 위해서 쉬어가는 코너가 될 수 있다.

이 책 역시 탐색용 및 쉬어가는 코너 삼아 가볍게 골라들었으나, 그다지 가볍지 않다.
6년 전에 출판된 책이니 글은 훨씬 더 전에 발표된 것임이 분명한데, 글 꼭지마다 살아 숨쉬는 이 생동감은 뭔가.
우리 사회의 변화속도가 빠르다고들 하지만 - 문화, 특히 상품이나 유행을 제외하고 - 기본 가치에 대한 진보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안타깝게도 6년 전의 문제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있어온 문제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 아마도 내 살아 생전에는? - 계속 실재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특유의 재기 발랄한 글재주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지만, 그 뒤의 폭넓은 사상적 배경과 지식(독서량)에 감탄하게 된다.
서너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자신의 무식과 굳어버린 머리 를 탓할 밖에.. 생각하고 또 공부해야 할 숙제를 받은 느낌이다.

"'부르주아'를 상위 부유층 20%로 '프롤레타리아'를 나머지 80%로 이해한다면, <공산당 선언>의 문장은 대부분 오늘날에도 옳다." 브라보. "복음서보다 젊은 세대에게 읽히기 훨씬 좋다." 브라보. ... 이 시뻘건 색깔의 글, 어디에 발표된 건 줄 알아? 독일의 꼴보수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실렸던 거래.

'자유=민주'라 생각하나 실은 양자는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다. '자유'는 본질적으로 불평등을 함축한다. ... '민주'는 본질적으로 평등의 이념이다.

공자님 팔아 남에게 규율을 집어넣으려고 애쓰시는 분들.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규율이란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규율'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규듈이 필요한 사람들은 '배 째라'며 막가는 소위 보수주의자들이다. ... 도덕이 그렇게 좋으면 자기만 지키면 될 일이지, 왜 자기 도덕을 남에게 강요하는 걸까?

"나는 당신이 여성을 사랑하는 데 반대한다" 어떤가? 우습지 않은가? 도대체 내가 여성을 사랑하는데, 왜 남들이 주제넘게 거기에 찬반투표를 하고 않았는가.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이 문장은 어떤가. "나는 동성애에 반대한다."
남이 동성을 사랑하든, 이성을 사랑하든 내가 거기에 찬성하거나 반대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런 것들은 '찬성'이나 '반대'라는 말이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는 맥락이 아니다.

한마디로 레드 콤플렉스는 빨갱이에 대한 공포감이 아니다. 외려 빨갱이 잡는 극성스런 반공 투사들에 대한 공포에 가깝다. 말하자면 언제라도 빨갱이로 몰려 죽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한국의 정치는 본질적으로 공포 정치, 대중의 본능적 공포를 자극하는 협박의 정치다. 그리고 이 공포 정치에 대중은 기꺼이 참여한다. 왜?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공격자와 동일시 하는 것은 생존전략의 일환이다."(홀거 하이데)

지배를 하는 국가 권력은 자기 재생산에만 관심이 있을 분 학생 개개인의 교양 수준에 별 관심이 없는 반면, 지배를 받는 개개의 가정들은 권력의 위계 질서 속에서 자기 자녀가 교양이 있는 인격자가 되어 낙오하기보다는 교양이 없어도 출세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여기서 국가와 가정의 묘한 공모가 이루어진다.

역사란 일어난 일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위해 과거의 기억을 조직하는 것.
2008/12/13 05:03 2008/12/13 05:03
TOP
http://noisepia.cafe24.com/rss/response/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