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를 읽는 이유

2011/11/06 22:15  noisy 메멘토..
복잡한 머리를 쉬고 싶을 때는. 멍하니 TV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것, 그것도 아니라면 오쿠다 히데오의 아무 책이나 펼쳐드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이 책은 작가의 완벽한 자전적 소설임이 틀림없다. 주인공의 태어난 해와 시대적 배경이 작가의 이력과 거의 일치한다. 현실의 이야기를 소설화 하려면 아무래도 드라마틱 한 부분이 부족하기 마련이지만, 작가가 괜히 작가인가,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게 풀린다. 그저 큰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가볍게 스윽 읽어치우고, 아.. 일본의 7,80년대는 그랬구나, 하고 고개 한번 끄덕이면 될 일이다.

그 시대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연배의 일본인이라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거의 매 페이지마다 각주가 달려야 이해할 수있는 일본의 시대적 이슈과 연예계 소식이 언급된다. 이런 책, 우리나라에서도 누가 좀 써 주면 좋겠다. 아마도 "써니"의 소설판 정도 되겠지.

솔직이 시간이 지날 수록 '공중 그네'의 반짝임이 점점 바래가는 듯 해서 아쉽긴 하지만, - 이건 점점 바라는 게 많아지는 내 욕심 탓일지도 몰라 - 그래도 힘이 들 때면 다시 오쿠다 히데오를 뽑아들 것이다.

2011/11/06 22:15 2011/11/0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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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의 도서관 - 김중혁

2010/10/10 14:21  noisy 메멘토..
악기들의 도서관
8점

"대책없이 해피엔딩" 이라는 에세이를 통해서 알게 된 작가.
그런 의미에서 김중혁 씨는 김연수 라는 유명(?)작가 친구에게 고마워 해야 할 지도..

짧은 출장기간 동안의 무료함을 달래주기에 적절한 책이었다.
지나치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처음 접하는 작가의 신선함도 느껴진다.
좋은 문장과 적절한 위트. 단편집다움에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 분의 다른 책도 구해 볼 마음이 생긴다.
자동피아노
매뉴얼 제너레이션
비닐광시대(vinyl狂 時代)
악기들의 도서관
유리방패
나와 B
무방향 버스 - 리믹스, 「고아떤 뺑덕어멈」
엇박자 D
비둘기들은 걸으면서 연신 고개를 앞뒤로 흔들었다. 그래, 좋아, 옳지, 그렇지, 맞지, 그거야, 이런 말들을 내뱉으면서 겯고 있는 것 같았다. 원래 비둘기들의 성격이 긍정적이었던가?
그러나 기타만 사면 되는 게 아니었다. '기타 등등'이라는 말이 전기기타를 구입하던 어떤 초보 연주자의 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야 할 게 많았다.
2010/10/10 14:21 2010/10/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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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오피스쿠스의 최후

2010/03/26 08:57  noisy 메멘토..

서점에서 결제 버튼을 누를때는 여러가지 기대감이 있습니다.
 - 업계의 추천(서점, 블로그 등)
 - (다소 선망하는) 미국 직장인의 생활 엿보기 : 영화나 드라마 보다는 현실적일 테니
 - 찌질한 인생의 블랙 코미디 : 딱 내 취향

배송받고는 흠칫 했습니다. 너무 두꺼웠어요. 게다가 이건 번역서이기도 했죠.
걱정을 가득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100페이지 쯤 읽다가 접었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헷갈리기 시작하고 (외국사람 이름 어려워요), 번역 문장에 적응도 안 되고, 무엇보다 기억력이 딸려서 어제 읽은 내용도 다시 들춰봐야 하더군요.

일주일쯤 묵혀 두었다가 다시 처음부터 읽었습니다. 한 방에 읽어야 한다는 다짐으로 황사 가득하던 주말 동안에 해치웠죠.

재미 있네요.
유쾌한 시트콤을 한 시즌 본 듯한 느낌입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는 약간 풍요로울지 몰라도, 언제나 전전긍긍, 잔머리 굴리고, 남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고, 이기적이고, 가끔은 착하고, 어리숙하고, 그래도 똑똑한 척하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시 작가의 문장력은 저같은 범인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하네요.


2010/03/26 08:57 2010/03/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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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잘해요.

2010/02/23 00:53  noisy 메멘토..
역시나 읽고 싶게 만드는 제목이다.
이기호 님은 역시 선빵이 강하다. 제목도 물론이고, 첫 페이지에서 기선을 제압한다.
시봉과 나는 시설에서 처음 만났다. ... 몇 년 동안 그곳에서 함께 지냈는지, 시봉과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기억을 못하기 때문이다. ... 시봉은 시설에서 몸무게가 늘어난 유일한 사람이었다. 복지사들은 늘 그것에 감사하라고 말했다.

일단 여기까지 읽었다면 책을 쉽게 덮을 수가 없다. 궁금해서 말이지..

그 동안의 단편집에서 보이던 독특한 구성과 소재와 비교하자면 살짝 평범해(?)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세계에 떨어진 비정상인(?)이 벌이는 사건들은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다.
작은 에피소드들이 쉴새없이 웃음을 주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그저 가볍게 웃을 수 만은  없는 곳으로 전개된다. 결코 해피앤딩은 아닌..

죄가 없어도, 죄를 찾아서 만들어서 키워서라도 사과를 해야하는 이들. 그저 웃기는 또라이들일 뿐인가?


ps. 아직은 단편집이 조금 더 맛있다.
2010/02/23 00:53 2010/02/2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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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2009/01/05 04:07  noisy 메멘토..
아웃
8점

주영선 지음/문학수첩북앳북스

소설에서는 주로 아름다운 문장이나 반짝이는 재치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저 이야기의 힘만으로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추리소설 못지 않게 긴장의 끈을 끝까지 유지하는데, 캐릭터가 너무 생생해서 작가가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서야 - 아니면,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봤거나 - 나올 수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인간관계의 줄타기를 잘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 책에서의 주인공처럼 - 역시나 대처방법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일 듯.
같은 상황이라면, 나 역시 그저 그물망 안의 물고기처럼 파닥거리다가 Out 될 뿐이겠다.

'사람을 면전에 두고 지나치게 칭찬하는 사람을 경계해. 그런 사람은 머지않아 그만큼의 변덕을 부리는 법이야.'
이런 넘들 가끔 만난다. 그냥 똥 밟았다 치고는 있는데.. 어쨋든 상처는 남는다.
내가 워낙 뒤끝이 있는 성격이라 말이지.
2009/01/05 04:07 2009/01/05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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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의 차이?

2008/04/27 08:08  noisy 메멘토..
캐비닛(김언수)의 한 부분이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모랐고, 거기에 대해 어찌할 수 있는 능력도 자질도 전혀 없으므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고,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거짓말이라도 해야 할 형편이었고, 그러나 지금 한마디라도 잘못 내뱉으면 내가 옴팡 뒤집어쓸 것 같은 분위기였고, 권박사는 살 만큼 살았고, 그래서 조금 슬프기는 하지만 인간이 영원히 살 수도 없는 거고, 그래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뭔가 용기가 되는 말을 해야 할 것도 같고, 지난 칠 년간 해준 거라고는 하나도 없으면서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게 어쩐지 얄밉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죽어가는 사람의 면전에다 딱 잘라 '안 됩니다' 하고 말하기엔 인간적으로 너무 냉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13호 캐비닛을 떠맡다니 그게 어디 보통 일인가 하는 막막한 두려움도 들고, 권박사는 그 순진하고 황소만한 눈을 슬프게 끔벅거리며 나를 마라보고 있고, 이거 원.
죽어가는 사람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꺼내어 놓고 있다.
수다스럽다.
그래서 더 읽는 재미가 나는 지도 모른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며..

칼의 노래(김훈)에서는.
조정을 능멸한 죄, 조정의 기동출격 명령에 따르지 않은 죄......
나는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죽음은 절벽처럼 확실했다.

죽음을 앞둔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죽기 전의 복잡한 마음과 하고픈 말을 표현하는 단 한 줄의 문장.
"나는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책을 덮어도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짧지만 강한 문장의 힘이 느껴진다.
2008/04/27 08:08 2008/04/2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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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편애 중?

2007/07/05 20:21  noisy 메멘토..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얼마 전인가부터(그보다 훨씬 더 오래 되었지) 일본소설을 많이 보고 있다.
요즘 서점가의 경향이기도 하고(광고 무지한다), 몇몇 블로그의(특히 DELIUS) 영향도 크다.
일단은 책 읽는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점차 확장되어 가는 느낌이다.
(어라, 문체도 좀 그런 것 같지 않은가?)

이책(다다)는 서점의 광고를 보고, 그저 재밌을 것 같아서 구입했다. (나오키상도 한 몫 했음)
날도 더워지는데 상큼발랄한 일본 소설이 제격이지? 정도의 생각으로.

괜찮았다. 기대한 만큼의 몫을 해 주었다.
그런데 좀.. 식상하다는 느낌.
다다의 문제라기 보다는, 비슷한 소설을 연달아 읽어서인 듯 하다.
2인칭 시점에, 이어지는 단편, 무심한 듯 매력적인 캐릭터. (웬지 칠드런?)

그나저나 이런 표현들은 재미있군.
다다는 숨을 내쉴 때마다 자기 몸에서 풍기는 술냄새 때문에 잠을 깼다.

애초에 대화가 적은 원인이 누구한테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눈을 감고 쳐도 홈런을 칠 수 있을 만한 공을 던져 주는데, 너라는 놈은 데굴데굴 굴러 와 주울 마음조차 들지 않는 거지 같은 땅볼을 치고 있잖아.

- 살아 있으면 다시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 아니. 다시 할 수 있는 일 같은 건 없어.

"그런 일 정도 네가 직접 해!"라고 말해 주고 싶은 일들을 어쨌든 시간당 2천 엔을 받고 대행해 주는 것이 다다 심부름집의 주요 업무다.
2007/07/05 20:21 2007/07/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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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가볍게

2007/06/27 12:57  noisy 메멘토..
칠드런
이사카 코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벌써 세번째 고타로.
- 러시 라이프, 사신 치바, 칠드런
공교롭게도 점점 가볍고 경쾌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
(출간일 순이 아니라, 내가 읽은 순이니 작가와는 무관)

칠드런은 겉표지가 말해주는 느낌 그대로.
"레볼루션 No3"나 "공중 그네" 같은 유쾌함을 맛볼 수 있었다.

독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 추리소설과 같은 - 줄거리가 고타로의 강점인 듯 하다.
치밀한 구성과 상상력을 보면,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글을 써 가면서 내용을 키워 간다기 보다는 미리 대강의 전개와 결말을 정해놓고 쓰는 것 같다.
기획/분석을 마친 후에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는..
작가의 방에는 화이트보드에 등장인물과 사건간의 구조도 같은 것이 크게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닐까?

- 갱생? 웃기는 소리 하지도 마. 그런 기적은 안 일어나.
- 우리 일은 바로 그거야. 우리는 기적을 일으키지.

원래 어른이 폼 나면 아이도 폼이 나게 돼 있어.

흠흠.. 다음에는 어떤 책을?
2007/06/27 12:57 2007/06/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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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남한산성에 있다.

2007/06/26 08:46  noisy 메멘토..
남한산성
김훈 지음
글의 힘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는 김훈의 또 하나의 역작. (써 놓고 보니 광고 카피 같군)
매우 아끼는 작가 중에 하나임에도(완소 김훈), 이제서야 기록을 남깁니다.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유려한 문체로 풀어놓는 글에는 여전히 건조한 비장미가 어려있다.
마치 신문기사를 읽는 듯 담담하고 사실적인 묘사가 이어지지만, 점차 가슴이 먹먹해짐을 참기 힘들다.
처음 "칼의 노래"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읽는 내내 몇번의 한숨을 토해내었는지.

촌철살인의 문장들.. 책이 온통 여기저기 접혀져서 원..
정명수는 극천이었다. 노비가 왜 자식을 낳는 것인지 정명수는 알 수 없었다.

- 경을 베라고 하는구만.
- 옳은 말이오나 지금은 아니옵니다. 지금은 이르옵니다. 환궁 후에 베소서.

스스로 강자의 적이 되는 처연하고 강개한 자리에서 돌연 아무런 적대행위도 하지 않는 그 적막을 칸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2007/06/26 08:46 2007/06/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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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2007/01/28 20:59  noisy 메멘토..
사신 치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과도한 스트레스, 정신적 압박+육체 피로 에는..
- 아로나민 골드? 박카스?
보다는 한 권의 재미있는 소설책이 즉효약이 될 수도 있다.

요 며칠간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업무 덕택에 하루하루가 우울하고, 아침마다 출근하기조차 싫은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출퇴근 길에 음악을 듣는 것조차 집중이 잘 안되고.. (저, 보기보다 예민해요)

그런데, 책장 속에 아껴두었던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 책과 함께한 3일 남짓한 출퇴근 시간에서 만큼은 다른 잡념을 접어두고 책읽는 즐거움에 몰두하였으니..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남은 책장이 아쉽기까지 하다.
적당히 복잡하고, 적당히 사색적이며, 적당히 가볍다. 무엇보다도 단편이라는..
지금 상황에는 전작의 길고 치밀하고 복잡하게 꼬인 이야기 보다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
(현실이 이미 충분히 복잡하게 꼬여있는 상황이기에..)

29페이지에 나오는 사신의 멋진 한마디..
나는 인간의 죽음에는 흥미가 없지만, 인간이 다 죽어서 음악이 없어져버리는 것만큼은 괴롭다.

그나저나 내일은 정말 출근하기 싫군.
2007/01/28 20:59 2007/01/2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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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2007/01/01 22:53  noisy 메멘토..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지음
문학동네
소설의 미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은 재미있고 볼 일이다.
끝까지 읽히지 못하는 글이 도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겠는가.

뭐.. 전공서적이나 업무에 필요한 책들은 재미가 문제랴.. 반드시 읽어내야만 하는 거지만.
소설은 사실 그런 게 아니지 않은가. (혹시 돈이 아까워서의 경우라면 예외)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거의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감히 말하련다.
각각의 단편이 독특하고 발랄하기 그지없다.

이런 문장을 읽다가 중간에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오늘의 요리는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야채볶음흙이 되겠습니다.
-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야채볶음흙
"토지"를 쓴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우리 동네로 이사를 온 것은 일천구백팔십년도의 일이었다.
- 원주통신
신발과 양말을 벗고, 양손엔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입에는 면도날을 하나 문 채, 낑낑거리며 국기게양대 정상 근처까지 기어 올라간 시봉은, ... 누군가 바로 옆 국기게양대를 부여잡은 채 끙끙, 기어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 국기게양대 로망스
나는.. 종종 우연으로 소설을 끝내버리곤 했다. ... 에라이, 뿅! 이쯤에서 주인공 자살(혹은 즉사)!
형사 아저씨는 진술서 때문에 친해지게 되었다. ... 빨간색 사인펜을 들고 이런저런 교정을 해주었다. ... "그리고, 이렇게 형용사 남발하지 말고, 간략하게 써. '매우 많이 맞았다' 하지 말고 '수십 차례 맞았다'. 이게 더 구체적이잖아."
-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2007/01/01 22:53 2007/01/0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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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死線) 《죄수가 넘으면 총살당하는》

2006/11/21 23:08  noisy 메멘토..
데드라인(A Novel About Project Management)
톰 디마르코 지음, 김덕규, 류미경 옮김
인사이트
deadline을 영어사전에서 찾으면 나오는 정의. "사선"
이런 무시무시한 말은 프로젝트 관리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지만, 종종 간단히 무시되곤 한다.
왜? 많은 프로젝트가 그렇게 늦어지거나 실패하는가.. 에 대해 탐구한 또 하나의 책.

다행히도 이토록 진지한 주제에 관해서(진지하고 말고.. 결국은 돈! 에 대한 얘기 아닌가) 소설의 형식을 빌리고 있다.
덕분에 흥미진진한(?) 가운데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현실 프로젝트 진행시 만나던 전형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책속에서 보면서,
긴장하고, 화내고, 가슴졸이다가 안도하다 보면.. 동병상련의 느낌을 갖게 된다.
- 어딜가나 소프트웨어 개발프로젝트는 다 이 모양인가 보군.
이런 "느낌"을 갖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한 책인데다가,
(제발 한국의 개발자만 불쌍하다느니 하는 말은 이제 그만~)
중간중간 친절하게 요약까지 해 주고 있다.(접어놓고 펼쳐보기에 안성마춤이다 )
거기에는 이런 주옥같은 문장들이..

"처음부터 할당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아무리 진지하게 협박하더라도 작업은 제 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하루를 잃는 데는 수없이 많은 방법이 존재하지만, 하루를 만회하는 데는 단 한가지 방법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끔찍한 생각 : 압력과 초과근무 시간을 사용하는 실제 이유는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당신이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이다."

정말 그런가?
...
그런 거 같다. 이런~
2006/11/21 23:08 2006/11/2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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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2006/11/02 00:11  noisy 메멘토..
핑퐁
박민규 지음
창작과비평사

좀더 맘대로 해도 되겠습니까?
박.민.규. 이름 석자만으로 주저없이 지갑을 열 용의가 있다. 충분히.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 후..
다음 장편은 핑퐁 이라는 이름을 달았군요.

"주목받는 신인작가" 정도로 불리던 그가 이제는 "신인" 딱지를 떼고, 그 이름 자체만으로 꽤 주목을 받고 있어요. 흐뭇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소설은 그냥 소설이라고 하기엔 형식이 좀 다르네요.
음.. 좀더 맘대로 지껄이는 거 같애.
그런 자신감이, 자유로움이, 더 느껴져요.
그래서 전보다 더 직설적으로 말을, 막, 하기도 하고..
연결이 잘 안되는 단어를 툭,툭 내뱉기도 하고..
박민규의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별로 싫어할 지도 모르겠군요.

"너와 난 세계가 <깜빡>한 인간들이야."

음.. 정말 그렇다 해도.. <깜빡> 했다고 해도,
난  "언인스톨" 되기는 싫어요. 잠시 "휴지통" 에 들어갔다가 "복원"되는 거라면 몰라도.

2006/11/02 00:11 2006/11/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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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 라이프

2006/10/20 00:17  noisy 메멘토..
러시 라이프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한스미디어(한즈미디어)

완벽한 플롯

"최고시속 240킬로미터의 장소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한마디로 시작된 이야기는 별다른 목차도 없이 작은 그림으로 구분된 장이 있을 뿐이다.
그 안에서 던져진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한올 한올 펼쳐놓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전혀 무관할 듯한 등장인물들을 종국에는 밀접하게 연결시키는 솜씨에 절로 "아~" 하는 탄성을 내뱉게 한다.

처음 몇장을 넘기면서 살짝 눈치를 채기는 했다.
많은 등장인물, 반복되는 같은 장소에 대한 묘사.
이런 형식의 소설이 그러하듯 결국에는 이들이 모두 하나의 장소에서 혹은 사건에서 만나게 되리라..

그래서 되도록 등장인물의 이름과 성격을 잊지 않기 위해서 주의깊게 노력하면서, 책의 마지막장을 보기 전에 결말을 예측해 보려 했다. (일종의 작가와의 경쟁심이 작용한 것 같다)
결과는 참담한 패배.. 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에도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허점을 찾기 위해서 책의 여기저기를 다시 들춰보기까지 했다.
(정답을 알려주어도 이해를 못하는 한심한 학생.. 쯧쯧)

"이사카 고타로" 기억해 두겠다.
2006/10/20 00:17 2006/10/2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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