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TV에서 - 아마도 세상에 이런 일이 류의 프로그램 - "잠이 없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저 하루에 잠을 3~4시간 정도 자는 초인적인(!) 수준을 뛰어 넘어, 아예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었다.
대학생이었는데, 도서관에서 밤새고 공부하고는 아침에 운동장을 두 바퀴 뛰고 그냥 수업에 들어가더라구. 당연히(?) 뛰어난 학점으로 매학기 장학금을 놓치지 않고. 당근 건강에도 이상이 없고 의사도 갸우뚱.
하루 꼬박 8시간씩 자지 않고는 못배기는 나로서는 어찌나 부럽던지..
물론 그 방송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지만, 약간 충격적이었다.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기적을 목격한 느낌이랄까?

아주 어릴 적부터, 시간을 보관해 두었다가 꺼내 쓰는 것을 자주 상상했었다.
무덥고 심심했던 여름방학의 어느 나절에는 그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느니 보관해 두고 싶었고, 숙제를 미처 못한 아침이나, 시험전날에는 예전의 한가로운 시간을 꺼내어 쓸 수 있기를 바랬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2,000년 전 세네카 시대나 지금이나 똑같다. 세네카는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실수와 어리석은 행동으로 허비해버리고, 수많은 시간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흘려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평생동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만 하고 산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평생동안 시간을 깨알같이 기록하고 관리한 한 학자에 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본인의 입을 통한 전달이 아닌 사후의 기록이므로, 그가 시간을 관리한 방식이나 인생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 구체적이거나 감동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시간의 정복자라니, 너무 엄청난 제목이기는 하다.

하지만 가끔은 이 집요하고 꼼꼼한 학자의 시간관리를 떠올리며 나를 돌아볼 필요는 있겠다.



2009/10/20 07:22 2009/10/20 07:22
─ tag  , ,
Trackback URL : http://noisepia.cafe24.com/trackback/435
openclose